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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enti 턱균형 연구소/턱관절의사 문형주

문원장의 턱관절 연구스토리 - 턱의 비밀이 풀리다 1편

문원장의 턱관절 연구스토리 - 턱의 비밀이 풀리다 1편

 

 

"저는 턱을 고치러 왔는데 어떻게 다른 병도 같이 나았죠?"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거나 아픈 환자들을 치료하던 중, 환자들이 해준 말이었습니다.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마다 자신의 병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의사인 저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죠.

 

 

그래서 저는 턱관절에 대해 연구하기로 했습니다.

 

환자들에게 왜, 그리고 어떻게 턱관절 통증이 완화됐는지에 대해 말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저 역시도 그 답이 궁금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환자들의 상황을 조용히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많은 예시를 모아서 그 안에 있는 어떠한 규칙을 확인하는 것이 바로 모든 턱관절 치료법 개발의 첫 단계이니까요.

환자들의 경우를 차근차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환자들은 병에서 계속 해방되었고, 저는 턱관절 치료가 인간에겐 축복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제발 이 브라켓(bracket:치아교정장치)인지 뭔지 하는 쇳덩어리 좀 빼줘!

사람 잡으려고 작정했어? 제발 좀 어떻게 해봐!"

 

 

환자의 고성이 온 병원에 쩌렁쩌렁하게 울렸습니다.

이 환자는 다른 치과에서 치아교정을 위해 브라켓을 장착한지 얼마 안 된 상태였습니다.

처음에는 브라켓의 이물감 때문에 고생해지만, 이것도 적응하고 나니 큰 무리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답니다.

 

"그동안 콤플렉스였던 치아를 교정할 수 있는데, 이 정도쯤이야."

환자도 교정 후의 자기 모습을 상상하며 웃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때부터였습니다.

 

 

 

 

 

브라켓이 익숙해질 때 즈음부터 몸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한 것입니다.

 

"치아교정 하면서부터 머리가 빠개질 것처럼 아파요.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을 정도로 턱이 뻣뻣하고,

이제는 제대로 누워서 잠도 잘 수 없어요.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치아교정과 다른 병은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원인이 있는 건 아닌가요?"

 

"처음 교정을 하다 보면 치아가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해서 약간 아프긴합니다만, 곧 진정됩니다."

 

"치아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이가 아픈게 아닙니다."

 

"환자분의 치아교정에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사진을 확인해 봐도 정상적으로 교정 중이고, 혹시 브라켓이 맞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으니까 좀 조절해보는 건 어떻습니까?

 

치아교정을 하던 병원에서는 영문 모름 환자의 하소연에 당황해서 부랴부랴 이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고,

브라켓을 확인해 보았으나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니, 치아교정은 오히려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치아교정을 포기한다면 그동안 지불한 돈과 시간을 버리는 것은 물론, 교정하던 치아까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원래 치아교정은 2~3년에 걸치는 치료입니다.

사람들은 보철기만 착용하면 자연스럽게 치아가 교정되는 줄 아는데 천만의 말씀.

치아교정은 흐트러진 치열에 세심하게 압력을 가해서 가지런하게 만드는 작업이기에 오랜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합니다.

 

 

    

 

 

마치 석탄이 다이아온드가 되는 과정이라고 해야 할까요?

석탄이나 다이아몬드나 똑같은 탄소 덩어리이지만 거기에 얼마만 한 열과 압력을 주느냐에 따라 석탄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치아교정도 같은 맥락입니다.

 

어쨌든 이 환자는 원인 없는 통증으로 극도의 불안 상태였고, 처음 치아교정을 시술한 치과를 못 믿겠다며 우리 병원까지

찾아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치아교정은 잘 진행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한 치료가 아깝지 않나요? 가급적이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은데요?"

 

"교정기 낀 이후로 계속 온몸이 아파요."

 

"다른 병원에서는 뭐라고 하나요?"

 

"원인이 없다는데 낸들 어쩝니까? 교정기 낀 이후로 계속 통증이 몰려와요. 제발 어떻게 좀 해주세요."

 

 

 

 

 

 

 

 

 

 

 

이런 경우에는 정말 신중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교정치료는 교과서에 실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착실하게 잘 이루어진 상태였습니다.

'혹시?' 하고 의문이 들었으나 확신이 들지 않아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환자는 더욱더 상황이 나빠졌습니다. 간간히 밀려왔던 두통은 점차 머리를 쪼개는 것 같은 통증으로

바뀌었고, 허리통증에 의한 불면은 환자를 좀비처럼 퀭한 상태로 마들어 놓았습니다.

 

 

"제발 이 교정기 좀 빼달라니까! 당장 어떻게 좀 해줘!"

 

통증 앞에서 사람은 무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는 백약이 무효입니다.

결국 환자의 브라켓을 제거하고 서울대 치대로 환자를 전과시켰습니다.

개업의보다는 대학병원이 좋겠다는 환자의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 병원은 환자에게 '원인없슴' 이라는 결과를 되돌려 주었죠.

 

 

"저희 쪽도 다 살펴봤지만 교정치료는 잘 진행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소원대로 브라켓을 제거했습니다. 그러나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지요.

그제야 확신이 섰습니다.

 

 환자는 턱관절 장애(TMD)라고요.

 

턱관절 장애였을 수도 있다.

 

 

생각의 종착점이 턱관절로 좁혀졌습니다.

환자가 더 이상 내원하지 않았기에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났지만, 그 후의 생각은 끊임없이 머릿속을 파고 들었습니다.

 

그때까지의 사례는 턱관절이 건강하면 몸이 건강해진다는 점만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방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환자를 통해서 저는 지금까지와는 반대되는 사례를 볼 수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저는 '턱관절이 건강하지 않으면 몸이 고통스럽겠구나'라는 발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턱의 균형을 잡아주면 몸의 균형도 잡힌다.

하지만 턱의 균형이 어긋나면 몸의 균형도 어긋난다.

치아교정을 했다가 포기한 환자는 내게 턱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 환기시켜준 셈이었습니다.

 

 

턱은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부위라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