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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enti 턱균형 연구소/턱관절의사 문형주

문치과병원 문형주의 턱이야기 - 의사와 환자의 인연 2편

본 블로그 내용은 문치과병원의 문형주 원장님이 쓰신 '건강한 사람은 그럴 턱이 없습니다'

책의 내용을 나누어서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은 의사와 환자의 인연에 대한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문치과병원 문형주의 턱 이야기 - 의사와 환자의 인연 2편

 

 

 

아니, 병 자체가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는 하나의 역사인 셈이죠.

 

 

 

 

환자들은 너무도 당연하게 그 삶을 나에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딱딱하게 굳다 못해 결정화된 자신들의 응어리를 나에게 말해줍니다.

이 원인 모를 통증 때문에 어떤 고통을 겪고 어떤 기회를 날렸으며 어떻게 삶이 무너졌는지를 담담하게

이럴 땐 격정적으로, 혹은 유머러스하게 풀어줍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떠나 인간적인 연민과 애정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층층이 쌓아올린 '문치과병원'의 환자 진료 기록지를 펴보면 간략하게나마 환자들의 이력과

현재 어떤 삶을 누리고 있는지에 대한 코멘트가 붙어 있습니다.

그 코멘트를 찬찬히 훑어보다 보면 묘하게 감정이 일렁입니다.

마치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을 졸업시키고 난뒤 졸업앨범을 살펴보는 느낌이랄까요?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가 정확히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환자들은 환자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아내 얼굴을 2시간 이상 뚫어지게 바라본 적은 없지만 턱관절 장애 환자의 얼굴은 하루 2시간 이상 보는

경우가 허다하죠.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턱관절 장애 환자들이기에,

가족에 대한 사랑만큼이나 진한 그 무언가가 생기게 됩니다.

 

 

 

 

 

 

환자는 때때로 의사인 내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겠냐만, 그중에서도 턱관절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내 가슴을 묵직하게 합니다.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호전되지 않아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환자들이 나를 마지막 희망이라

여기며 내미는 손이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가벼워졌습니다.

치료를 진행하면 할수록 대부분의 증상이 호전되고, 덩달아 환자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밝아집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만약 처음의 부담감 때문에 치료를 거절했다면, 어찌 지금의 내가 이런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을까요?

나를 찾아온 환자는 대부분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심각한 증상을 겪고 있었습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그러한 환자들의 예를 천천히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