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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삐딱한 자세, 턱관절 무리 크다

 

 

 

삐딱한 자세, 턱관절 무리 크다

 

얼마 전, 청년기로 막 접어든 남성과 어머니가 병원을 찾았다. 턱과 허리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며칠을 거의 한숨도 못자다가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턱이 틀어지고 안면비대칭이 심한 환자의 얼굴은 우울하고 지쳐 보였다.

 

검진에 앞서 안면비대칭이 선천적인 것인지 우선 알아보기 위해 어머니에게 어릴 적 아들 얼굴을 설명해 달라고 하니 지갑 속에서 10살쯤의 아들 모습이 담긴 사진을 꺼냈다. 한눈에 보기에도 반듯했고 심한 비대칭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원인은 잘못된 습관일 가능성이 크다. 청년은 17세에 대학에 입학한 수재로 재학 중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늘 공부에 파묻혀 살았다. 스트레스를 컴퓨터 게임으로 풀다보니 하루 15시간 이상을 책상 앞에서 보내는 생활이 수년째 지속되었다. 자세를 관찰해보니 전형적으로 턱관절에 큰 무리를 주는 자세가 몸에 박혀 있었다.

 

턱관절 장애와 이로 인한 통증 및 안면비대칭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르지 못한 자세다.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기 위해 머리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는 보통 8㎏이나 되는 머리의 무게를 목 뒤 근육과 목뼈로 하여금 지탱하게 한다. 고개를 똑바로 세우는 자세보다 최대 3배의 하중을 받는다. 이것이 오래 지속되면 목근육과 뼈에 무리가 생기고, 턱이 뒤틀리는 등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또 컴퓨터를 할 때 무의식 중에 턱과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모니터를 보면 턱이 치켜 올라가게 되는데, 이 자세는 턱관절과 주변 근육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윗 목뼈의 위치를 틀어지게 한다. 피로와 집중력 저하, 두통, 충혈 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얼굴을 비대칭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인체는 근막이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어 턱이 비뚤어지면 몸의 균형이 틀어지고, 비뚤어진 자세가 지속되면 정상적인 턱의 맞물림이 망가지는 등 상호작용을 한다. 인체 균형의 중심인 턱을 바로잡으면 자세 교정과 통증 해소 등이 이뤄지는 이치가 여기에 있다.

 

이 청년은 턱관절 이상으로 인한 통증도 통증이지만 안면비대칭으로 일그러진 자신의 모습이 더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조만간 양악수술을 받을 계획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턱관절 장애는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시행되는 양악수술로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 턱관절 장애가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턱과 아래턱의 뼈를 잘라 이동시키는 양악수술을 감행하면 수술 뒤에 턱관절 장애가 다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청년에게 턱관절 장애로 인한 통증과 안면비대칭 개선을 위한 치료를 시작하면서 바르지 못한 자세를 고치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행동요법을 함께 처방했다. 바른 자세에서 턱과 턱 주변 근육을 휴식상태로 만들어 주는 방법들이다. 예를 들어 구강 내에서 혀와 치아의 위치를 자연스럽게 잡은 후 입을 다물고 코로 호흡하는 간단한 ‘혀 운동법’을 열심히 하면 잘못된 턱 관절의 치유력을 높일 뿐 아니라 전체적 신체 균형에도 큰 도움이 된다.

 

턱관절은 깨어 있는 동안 말하고, 씹고, 웃고, 하품하는 동작뿐 아니라 잠을 자는 동안에도 침을 삼키는 등 24시간 쉬지 않는다. 이 턱관절이 비뚤어지면 어깨와 목, 등과 허리 척추에 통증이 생기고 피로와 무기력 등에 빠질 수 있다. 무의식 중에 바르지 못한 습관의 반복은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턱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늘 잊지 말자.

 

<문형주 턱균형연구소 소장 ·문치과병원 원장>

 

 

 

기사원본보기 [경향신문 의술인술_2013년7월12일]